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상황 하태원 국제부장과 짚어보겠습니다. 분석 키워드부터 소개해 주시죠?
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<양동작전> 입니다. 호탕 하면서도 유쾌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주던 김 위원장의 북한이 갑자기 험상궂은 얼굴로 돌변했습니다. 평창올림픽 이후 유지되어 온 매력공세를 중단하고 다시 벼랑끝 전술로 돌아간 듯 합니다.
[질문1] 남북분단이후 북한이 가장 즐겨쓰던 전술일텐데요. 한국과 미국을 동시에 때리는 것도 종전과 달라진 모습인데요?
한미를 동시에 적으로 만들기 보다는 이간질하는 방식을 자주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작정한 듯 남북대화는 물론 북-미대화까지 봉쇄할 기셉니다.
16일이죠. 오전에는 당일 예정된 남북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더니, 오후에는 미국의 볼턴 보좌관을 트집잡고 싱가폴 북-미정상회담을 재고하겠다고 협박했습니다.
17일에는 아예 남북대화가 당분간 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습니다. 23-25일 사이에 한다던 풍계리핵실험장 취재기자단 명단수령 역시 거부했습니다. 한미군사훈련을 문제 삼았고, 일방적 비핵화 강요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습니다.
[질문2] 미국이야 그렇다 치고, 우리 정부와는 판문점 회담 때 그렇게 분위기도 좋았고 이야기도 잘 이어나갔는데 우리한테는 왜 이러는 겁니까?
문재인 정부가 대화에 매달리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배짱을 부리는 듯 합니다.
전문가들은 4.27 판문점 선언에서 근거를 찾습니다. 남북은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충돌의 근원이 되는 적대행위를 전면금지한다고 합의한 대목입니다.
실제로 리선권은 정확히 이 부분을 문제 삼았습니다.
천영우 전 수석은 북한이 자기식대로 해석해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라는 트집을 잡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. 우리 정부가 빌미를 준 측면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.
[질문3] 그런데 우리 정부는 통일부가 유감 표명한 것 외에 공식적으로 이렇다 할 대응을 안 하고 있는 상황.. 뭔가 태도변화를 지적하거나 대화로 다시 나오라거나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?
불면 날아갈까 쥐면 깨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는게 우리 정부의 현재 모습입니다. 리선권이 철면피, 파렴치, 천인공노할 짓거리 등 온갖 모욕적인 언사를 동원해 비방을 해도 "지켜보겠다"는 말만 하고 있습니다.
3월초 방북했던 정의용 안보실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습니다. 들어보시죠.
[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(3월 6일)]
“(김정은 위원장이 한미연합훈련을) 오는 4월부터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이해한다...”
김위원장이 직접 말했다면 청와대도 당당히 문제제기하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.
[질문4] 이렇게 우리도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데도 오히려 정부 근처 인사들에선 북한을 달래기 위한 조치가 더 필요하다, 그런 얘기가 나왔다고요?
문재인 대통령에게 대북정책을 자문하고 있는 정세현 전 장관은 판문점 선언 이후에도 맥스선더 훈련을 취소하지 않은 송영무 국방장관을 경고해야 한다고 했습니다. 북한 불만을 누그러 뜨리고, 지상 최강의 전투기로 불리는 F-22 전투기도 나가야 한다고 했습니다.
남북간 대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북한은 우리에게 가장 중대한 군사위협입니다. 안보태세를 느슨하게 할 어떤 상황변화도 없다는 것 절대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.
[질문5] 문정인 특보는 또 민감한 시기에 동맹을 약화시킬 수 있는 발언을 했네요.
미국 시사지와의 인터뷰에서 동맹은 불편한 것이라며 ""내게 있어 최선은 실제로 동맹을 없애는 것"이라고 발언했습니다. 장기적으로 유럽의 나토처럼 다자안보협력체제로 가자는 소신을 밝힌 것이라는 해명이 있었지만 부적절한 시기에 오해를 살 말을 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.
문재인 대통령의 결심이 필요해 보입니다. 그도 아니면 이제라도 문 교수 스스로 특보라는 완장을 내려놓고 소신을 밝혀야 할 것 같습니다.